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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대어’ 등장에 치열해진 증권사 '주관' 경쟁

하나증권, 1분기 IPO 리그서 공모총액 순위 1위
부동산 PF 여파에...전통 기업금융 방점 찍을 듯

  • 기사입력 2024.03.26 16:50

우먼타임스 = 황예찬 기자

기업공개(IPO) 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으면서 증권사 간 상장 주관 경쟁도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특히 지난해 실적 순위권에 들지 못했던 증권사들이 ‘대어급’ 상장 주관에 성공하면서 시장을 한층 뜨겁게 달구고 있다. 증권업계는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여파로 실적 부진을 겪은 만큼, IPO 등 전통적인 기업금융(IB) 부문을 계속해서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IPO 시장에 '대어' 급 기업이 상장을 추진하면서 증권사들의 상장 주관 경쟁이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사진은 증권사들이 모여있는 서울 여의도 부근. (픽사베이)
최근 IPO 시장에 '대어' 급 기업이 상장을 추진하면서 증권사들의 상장 주관 경쟁이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사진은 증권사들이 모여있는 서울 여의도 부근. (픽사베이)

◇ ‘대어’ 등장에...1분기 ‘탑’ 올라선 하나증권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상장 주관사 공모총액은 5678억원(이전상장 포함, SPAC 제외)이다.

주목할 점은 순위 변동이다. 1분기 주관 실적 1위는 1217억원의 공모총액을 기록한 하나증권이 차지했고, NH투자증권(1098억원)이 2위에 올랐다. 947억원을 기록한 신한투자증권이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 연말 기준 ‘탑(Top) 3’ 안에 들었던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중 1분기 선두권에 오른 곳은 NH투자증권이 유일하다.

이는 지난해와 달라진 시장 분위기 때문이다. 지난해 IPO 시장은 잠재력을 갖춘 중·소형주 위주의 시장이었다면 올해에는 시가총액이 조 단위인 ‘대어’ 급 기업이 상장을 이어가는 추세다. 상장 주관 건수가 많지 않더라도, 몸집이 큰 기업의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쳤을 경우 실적을 올릴 수 있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올해 첫 코스피 상장사였던 에이피알이 있다. 신한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이 공동주관을 맡은 에이피알은 시가총액 2조원대의 기업으로,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 경쟁률 1112.54대 1을 기록하며 흥행을 이끌었다. 신한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은 에이피알 상장 주관으로 각각 947억 5000만원의 공모총액을 기록했다.

이후 하나증권은 포스(POS) 및 키오스크 단말기 전문기업 포스뱅크의 단독 주관을 맡아 270억원의 공모총액을 추가로 쌓으면서 1분기 주관 실적 1위로 올라섰다.

NH투자증권도 연초 HB인베스트먼트 상장을 시작으로 케이웨더, 케이엔알시스템, 오상헬스케어, 엔젤로보틱스 등 코스닥 시장 위주로 상장 실적을 차곡차곡 쌓는 중이다. 특히 26일 상장한 엔젤로보틱스는 상장 당일 주가가 폭등하며 공모가(2만 원) 대비 225% 오른 6만 5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 대어 등장 계속된다...전통 IB, 실적 돌파구 될까

상장 주관 실적 경쟁은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IPO 실적 상위 3개 사 역시 ‘대어’ 상장 주관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업계가 전반적으로 부동산 PF 영향을 벗어나지 못하고 실적 부진을 겪은 만큼, 증권사들이 계속해서 전통적인 IB 부문 강화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NH투자증권은 KB증권과 함께 올해 상장 재도전을 선언한 케이뱅크의 상장 주관사로 선정됐다. 연내 상장을 노리는 케이뱅크의 예상 시가총액은 6조원대 중반이다.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주관사로 참여하는 시프트업 역시 지난 5일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했다. 시프트업의 예상 시가총액은 3조원대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비바리퍼블리카의 상장 대표 주관사로 선정됐다. 금융 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의 예상 시가총액은 12조에서 16조원까지도 언급된다. KB증권은 오는 5월 상장 예정인 HD현대마린솔루션의 상장 대표 주관사로 참여한다. 3조원대 몸값이 예상되는 HD현대마린솔루션은 오는 4월 수요예측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처럼 증권업계는 향후 IPO를 비롯한 IB 부문 강화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PF 부실 우려로 인한 실적 악화에서 벗어나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다.

지난 25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증권·선물회사 영업실적’ 자료에 따르면 국내 60개 증권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조 796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30% 늘어난 규모지만, 일회성 배당금 수익(2조 2000억원)을 제외하면 3조 5569억원으로 오히려 전년 대비 20.2% 줄었다.

금감원은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부동산 경기 부진과 국내외 고위험 익스포져 관련 손실 확대 등으로 증권회사의 당기순이익이 지속 감소하는 추세”라며 “올해에도 부동산 경기침체 지속 및 금리 인하 지연 등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남아있어 영업실적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인사나 조직 개편을 통해 IB 부문을 강화하는 분위기는 지난해 연말부터 업계 전반적으로 있었다”라며 “유동성이 풍부하던 시기에 부동산 PF로 수익을 다각화한 측면이 있었지만, 올해는 기존의 전통적인 기업금융 부문을 강화해 IPO 시장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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