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타임스 = 한기봉 기자
독일에서 주로 활동하는 현대음악 작곡가 진은숙(63)이 25일 ‘클래식 음악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에른스트 폰 지멘스 음악상을 받았다. 이 상은 주로 서양의 유명 지휘자나 연주자들이 받았는데 아시아인이 이 상을 받는 건 처음이다.
에른스트 폰 지멘스 음악상은 독일 발명가이자 기업가인 에른스트 폰 지멘스의 출연금으로 만들어졌고 바이에른 예술원이 수여한다.
클래식 음악 작곡·지휘·기악·성악·음악학 분야를 통틀어 인류 문화에 대한 기여도를 따져 해마다 1명을 만장일치로 선정한다. 클래식 음악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며, 노벨상이나 수학계의 필즈상에 비견되기도 한다. 상금은 25만 유로(약 3억6000만원)이다.
역대 수상자 면면을 보면 이 상의 권위를 알 수 있다. 작곡가 벤저민 브리튼, 올리비에 메시앙,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랴얀, 레너드 번스타인, 클라우디오 아바도, 다니엘 바렌보임,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 안네 소피 무터, 피아니스트 마우리치오 폴리니, 알프레드 브렌델, 테너 페터 슈라이어 등이 받았다.
진은숙은 서울대 작곡과를 졸업하고 함부르크 음대에서 거장 작곡가 죄르지 리게티를 사사했다. 2004년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그라베마이어상을 받으면서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쇤베르크상(2005년), 시벨리우스 음악상(2017), 마리 호세 크라비스 음악상(2018), 바흐 음악상(2019), 레오니 소닝 음악상(2021) 권위 있는 음악상을 휩쓸었다.
베를린 도이체 심포니 오케스트라 레지던스 작곡가(2001), 통영국제음악제 레지던스 작곡가(2005), 서울시립교향악단 상임작곡가(2006), 영국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예술감독(2010)을 맡았다. 2022년부터는 통영국제음악제 예술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진은숙의 언니 진회숙은 이화여대 성악과를 나온 음악평론가, 남동생 진중권은 시사 비평가다.